스페이드 - 대실 해밋 단편집 - 틴 하드 1

대실 해밋 지음. 김다은, 황은영 번역ㅣ136쪽ㅣ108 X 180ㅣ2021. 6. 14.ㅣ12,000원ㅣISBN 979-11-973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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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거친 탐정, 스페이드를 만나다

 

하드보일드 소설을 확립한 새뮤얼 대실 해밋의 페르소나 탐정, 새뮤얼 스페이드가 나오는 작품을 모았다. 잘 알려진 <몰타의 매>의 주인공이자 해밋의 탐정 중 가장 유쾌하고 냉소적인 스페이드는 거리로 나가 탐문하고, 악당과 직접 맞서 싸운다. 그는 강하고, 활동적이며 직감을 따른다. 그러나 정의감이라고는 없으며 단지 확고한 직업윤리 의식만을 가졌을 뿐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범죄 정글 속에서 오직 생존만을 생각하는 탐정, 스페이드. 그의 활약과 모험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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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드는 등장 이후, 탐정의 한 ‘원형’이 되었다. 창작자들, 마이클 코넬리, 무라카미 하루키, 수 그래프턴, 레이먼드 챈들러 등의 소설가, 코엔 형제, 쿠엔틴 타란티노, 구로사와 아키라 등의 영화감독과 문화예술계의 수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까닭은, 엘러리 퀸의 말대로, 대실 해밋이 ‘단순히 새로운 종류의 탐정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전하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했’기 때문이다.

 

해밋의 문체는 굉장히 건조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며, 이미지적이다. 인물의 동작 하나하나, 대화, 모든 것이 영상 속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표현된다. 카메라를 돌리고, 그 모든 움직임을 끊어서, 글로 표현하면 이럴까. 또한, 극 중 대화는 저속하고 빠르고 현실적이며 사건 전개는 불투명하다. 우리가 실제 살아가는 세상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사실적’이라는 틀로만 가둘 수는 없다. 건조하고 실제적인 서술 아래에는 비정미 넘치는 낭만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낭만은 인간의 고독과 욕망, 삶의 비정함이 살인이나 폭력으로 표면화되는 범죄 소설 특유의 것이다. 스페이드라는 인물은 사실 조금도 낭만적이지 않다. 건조하고 사실적인 문체와 인물, 그리고 낭만적인 이야기. 이 상반된 요소가 만나고 부딪히는 접점에서 해밋 문학의 거부하기 어려운 매력이 발생한다. 그것은 작품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매혹적이고 뿌연, 하나의 분위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처럼 해밋은 ‘미국식 하드보일드’라는, 그가 활동했던 1920년대에는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 그 세계는 지금 2021년에도 여전히 멋지다. 해밋의 독창적인 문학성 또한 탐정 스페이드처럼 하나의 ‘원형’으로 남아 있다.

 

스페이드가 나오는 작품은 이 책에 실린 ‹스페이드에게 전화한 남자›, ‹너무 많은 자가 살아 있다›, ‹교수형은 한 번뿐›, ‹칼은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와 장편 ‹몰타의 매›뿐이다.

‹몰타의 매›는 이미 널리 알려졌기에 제외하고, 우리는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 위주로 이 책을 엮었다. 해밋의 작풍을, 하드보일드라는 장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스페이드에게 전화한 남자›, 짧은 시를 모티프로 가져온 ‹너무 많은 자가 살아 있다›, 괴짜 악당이 등장하는 ‹교수형은 한 번뿐›, 짧고 강렬한 ‹칼은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이다. 특히 ‹칼은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해밋 생전 미출간 원고이자 한글 초역으로, 해밋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줄 것이다.

 

범죄와 폭력에 맞서 발로 뛰며 싸우는, 엘러리 퀸의 말처럼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산 자에게도 죽은 자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탐정, 스페이드가 ‘움직이는’ 세계를 이 책을 읽는 독자가 함께 뛰어다니길 바란다.

 

린틴틴에서 발행하는 [틴 하드]는 하드보일드 문화, 예술을 다루는 시리즈로, 소설뿐만 아니라 하드보일드에서 뻗어 나와 새로운 세계를 연 다양한 분야의 작품과 모험을 담는다.

 

 

저자 소개

 

대실 해밋

금발의 악마, 탐정 새뮤얼 스페이드를 창조했다. 해밋은 1920 – 30년대 «블랙 마스크», «아메리칸» 등 가판대에서 파는 통속 잡지에 소설을 실으며 알려지기 시작했고, 장편 «피의 수확»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큰돈을 만지기도 했다. 실제로 핑커턴 탐정 사무소에서 일했던 그는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적이면서도 시각적인 작품을 썼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건조한 문체, 뿌연 채 흘러가는 사건 전개, 인물의 심리나 감정을 행동과 표정, 대화만으로 표현하는 서술 방식, 빠르게 주고받는 날카롭고 위트 있는 대화, 범죄가 들끓던 당시 샌프란시스코를 그대로 ‘보여주는’ 그의 스타일은 이후 하드보일드 문학의 전형이 되었다. 대실 해밋은 세상을 충실하게 반영하는, 냉혹하고 거칠며 조금은 낭만적인 문학 세계를 창조했다. 그 매혹적인 세계는 후대의 소설가, 영화감독 등 수많은 창작자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번역 김다은

드라마와 책을 보고 말과 글을 옮기며 괴로워하고 행복해한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여성, 건축가입니다», «여행자를 위한 지식사전», «두 도시 이야기»(공역), «아르네 앤 카를로스 시리즈»(공역), «화가들의 정원» 등을 번역했다.

 

번역 황은영

까만개 프레스를 운영하며 여러 관심사를 책으로 만든다. «Invention», «요리조리 달걀 요리 조리집», «We Can’t Surf» 등을 냈다. 대실 해밋, 레이먼드 챈들러 등 하드보일드 작품을 좋아하고, 깊이 이해하고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 작품을 주로 번역한다.

 

 

 

 

목차

 

스페이드에게 전화한 남자

교수형은 한 번뿐

너무 많은 자가 살아 있다

칼은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수록 작품 줄거리

스페이드에게 전화한 남자 A Man Called Spade

사립 탐정 스페이드는 사무실에서 전화를 한 통 받는다. 의문의 남자가 위협받고 있다며 급히 와달라는 전화. 스페이드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그 남자는 이미 죽었고, 덩치 큰 폴하우스 경사와 던디 경위가 있다. 스페이드에게 전화를 건 남자는 정말 이미 죽은 그 남자일까? 스페이드는 표정 없는 황회색 눈으로 사건 현장을 살핀다.  

 

교수형은 한 번뿐 They Can Only Hang You Once

호주에서 큰돈을 벌고 돌아왔다는 괴짜 삼촌. 두 조카는 그의 재산에 눈독 들이며 나름 성의껏 늙은 삼촌을 돌본다. 그러던 어느 날, 짧은 시간 동안 2건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스페이드는 범인을 찾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인다. 마침내 범인을 알아낸 스페이드와 집안의 모든 사람은 삼촌의 방에 모인다. 그곳에서 스페이드는 조롱과 장난, 비아냥으로 가득 찬 우스꽝스러운 유서를 낭독하게 되는데...,

 

너무 많은 자가 살아 있다 Too Many Have Lived

초록 눈의 남자가 스페이드에게 찾아와 일라이 헤이븐이라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 달라고 의뢰한다. 그러나 그 사람을 찾아서 데려올 필요는 없다고 한다. 오히려 일라이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게 해주면 더 큰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스페이드는 이 독특한 제안에 흥미를 느끼고, 곧 모자를 집어 들고 사무실을 나선다. 

 

칼은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A Knife Will Cut For Anybody(해밋 생전 미출간 원고, 한글 초역)

스페이드가 문을 두드리자 그대로 문이 열리며 난도질 된 죽은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드레스는 초록색이다. 몸에서 살짝 떨어진, 스페이드의 오른손 손가락들이 마치 공을 쥔 듯 구부러져 있다.

 

 

책 속에서

새뮤얼 스페이드는 전화기를 옆으로 내려놓고 시계를 보았다. 아직 4시가 되지 않았다. 그가 불렀다. “유-후!”에피 페린이 바깥 사무실에서 들어왔다. 그녀는 초콜릿 케이크를 먹고 있었다.“시드 와이즈한테 오후 약속 못 지킨다고 전해 줘.” 그가 말했다.에피 페린은 남은 케이크를 입에 넣고 검지와 엄지 끝을 핥았다. “이번 주만 3번짼데.”스페이드가 웃자 그의 턱과 입, 그리고 눈썹의 V 모양이 더 길게 도드라졌다. “알아, 하지만 나가서 생명을 구해야지.” 그는 턱으로 전화를 가리켰다. “누군가 맥스 블리스를 위협하고 있대.”에피 페린이 소리 내 웃었다. “그 누군가 이름이 혹시 ‘양심의 가책’ 아닌가요?”스페이드는 담배를 말기 시작하다가 그녀를 올려보았다. “그 사람에 대해 뭐 아는 거 있어?”“당신도 아는 거 말곤 없어요. 그 사람이 자기 동생을 산 쿠엔틴 교도소에 보냈던 게 생각나서요.”스페이드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그 사람이 한 일 중 최악은 아니었지.”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일어나, 모자 쪽으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제 괜찮을 거야. 새뮤얼 스페이드의 고객은 모두 정직하거든. 신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들이지. 퇴근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그냥 가.”

스페이드는 놉 힐에 있는 높은 아파트로 가 10K라고 표시된 문의 초인종을 눌렀다.

- <스페이드에게 전화한 남자> 중에서 

 

“죽었어요. 살해당했어.” 월리스 비넷은 새하얘진 얼굴을 들어 스페이드를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월리스가 고개를 움직이자 스페이드는 황갈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심장 쪽에 난 둥근 탄흔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는 짙은 얼룩을 볼 수 있었다.스페이드는 조이스 코트의 팔을 건드렸다. “경찰, 응급실, 전화.” 조이스 코트가 계단으로 달려갔고, 스페이드는 월리스 비넷에게 물었다. “누가,”스페이드 뒤에서 미약한 신음이 들렸다.스페이드는 빠르게 뒤돌았다. 열린 문 사이로,

- <교수형은 한 번뿐> 중에서

 

초록 눈의 남자가 말했다. “정당한 비용이라면 얼마든 상관없습니다.”

스페이드는 한 번 더 끄덕였다. “저는,” 그가 말했다. “먼저 그 비용으로 뭘 의뢰하는 건지 알아야겠습니다. 이 일라이 헤이븐이라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고 싶지만, 그자가 어떻게 되었든 알 바 없다는 건가요?”초록 눈의 남자가 목소리를 낮추었지만,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당신이 그 남자를 찾아 무슨 상황인지 알아내서 그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게 된다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돌아오기를 원한다 해도요?”

초록 눈의 남자가 말했다. “더더욱 그렇습니다.”

스페이드는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었다. “비용을 더 낸다 해도 그렇게는 안 될 겁니다.”

- <너무 많은 자가 살아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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